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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포괄적인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과 그 기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공정이용, Fair use, Fair dealing 등으로 표현됩니다. 이 글에서는 논의의 편의를 위해서 공정이용으로 부르겠습니다.




공정이용 로고(Fair Use Logo)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air_use

CC BY-SA(저작자 표시, 동일조건 변경허락)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는 이용자들의 공정한 저작물 이용을 도모하기 위하여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을 제한하고 있습니다.(저작인격권은 인격에 대한 권리라 제한할 수 없습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학교교육 목적 등의 이용, 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등이 대표적인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을 제한하는 것들이며 저작권법에서는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경우를 저작권법 제23조에서 제35조까지 열거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제23조 재판절차 등에서의 복제

  • 제24조 정치적 연설 등의 이용

  • 제24조의2 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

  • 제25조 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 제26조 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 제27조 시사적인 기사 및 논설의 복제 등

  • 제28조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 제29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ㆍ방송

  • 제30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 제31조 도서관등에서의 복제 등

  • 제32조 시험문제로서의 복제

  • 제33조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복제 등

  • 제33조의2 청각장애인 등을 위한 복제 등

  • 제34조 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ㆍ녹화

  • 제35조 미술저작물등의 전시 또는 복제


하지만 이용자들의 공정한 이용 형태를 저작권법에 열거해놓는 방식은 새로운 형태의 공정이용에 대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법에 규정이 없기 때문에 불법적인 저작물 이용이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법제도로 저작물에 대한 공정한 이용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공정한 저작물 이용으로 보는 "포괄적 공정이용" 제도가 있습니다. 미국, 영국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저작권법에 포괄적 공정이용 조항을 두고 있씁니다. 우리나라에는 ·미FTA 체결에 따른 2011년 12월 2일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포괄적 공정이용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저작물의 공정이용은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먼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이 되기 위해서는 제23조부터 제35조의2까지,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 저작권법에서 열거해놓은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를 제외하고 ②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③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에 ④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 ⑤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작물의 공정이용을 판단할 때는 ①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②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③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④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합니다.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① 제23조부터 제35조의2까지,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의 경우 외에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②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포괄적인 저작물 공정이용의 조건


먼저 포괄적인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기 위한 조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저작권법에서 이미 열거하고 있는 저작재산권의 제한 사유는 해당 규정이 적용됩니다. 예를들어 학교교육 목적을 위한 저작물의 이용에 대해서는 저작권법 제25조가 먼저 적용되고 만약 이 규정에 의해서도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에 포괄적인 공정이용이 적용됩니다. 즉,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도 적용되고 포괄적인 저작물 공정이용도 적용됩니다.[각주:1] 


컴퓨터프로그램을 제외한 사진, 영상, 글 등의 일반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은 제23조부터 제35조의2까지이며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저작재산권 제한사유는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입니다. 여기서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해서 별도로 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둘째,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않아야하며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요건들은 '저작권'과 '공공의 이익'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 저작자의 저작재산권을 제한하기 위한 국제적인 기준인 "3단계 검사법(3-Step Test)"의 기준들입니다. 


3단계 검사법의 기준은 베른협약 제9조 제2호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베른협약 제9조 제2항에 따르면 복제와 관련해서 ① 특별한 경우에 한하며 ② 그 복제가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지 않아야 하며 ③ 저작자의 합법적인 이익을 불합리하게 해치지 않아야 합니다.


베른협약 제 9 조

(2) 특별한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저작물의 복제를 허락하는 것은 동맹국의 입법에 맡긴다.다만, 그러한 복제는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지 않아야 하며 저작자의 합법적인 이익을 불합리하게 해치지 않아야 한다.


이와 같은 베른 협약상 복제권 제한에 한정한 3단계 기준은 국제협약인 1994년 Trips협정과 1996년 WIPO 저작권조약(WCT), WIPO 실연·음반조약(WPPT)를 통해 모든 권리의 제한에 확장적용되면서 저작권 제한에 대한 일반 요건이 되었습니다.[각주:2]


3단계 검사법의 기준을 저작권법 제35조의3 제1항의 요건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않아야합니다. 3단계 검사법에서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이란 그 저작물이 일반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시장을 말합니다.[각주:3]즉, 어떤 배타적 권리에 대한 제한이나 예외에 의하여 면책되는 사용이 권리자가 그 저작물에 대한 권리로부터 통상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획득하고 그로부터 상당하거나 가시적인 상업적 이득을 얻고 있는 방법과 경쟁적하게 된다면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각주:4]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아야 합니다. 3단계 검사법에서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이란 저작권법에서 보호되는 저작자의 권리 및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말합니다. 3단계 검사법에서는 합법적인 이익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를 정당한 이익이라고 본다면 정당한 이익의 저해 여부는 규범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이르는 정도(수준)를 찾는 것으로 이러한 정당한 이익은 행사에 따른 경제적 가치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즉, 권리 제한으로 인해 권리자의 불합리한 소득 상실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으로 불합리한 정도에 이른 것으로 봅니다.[각주:5]


셋째,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한 경우여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은 저작물 이용행위의 목적을 예시한 것으로 반드시 이것에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작권법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규정에서도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법원에서는 보도·비평·교육·연구에 한정하여 판단하고 있지 않습니다.[각주:6](서울남부지방법원 2010.2.18. 선고 2009 가합 18800 판결)


넷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물의 이용방법은 복제, 전시, 배포, 전송, 방송 등 여러가지가 있으며 저작물을 이용한다는 것은 이와 같이 저작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든 이용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포괄적인 저작물 공정이용의 기준


저작권법 제35조의3 제2항에서는 포괄적인 저작물의 공정이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 저작권법 제107조의 규정에 있는 공정이용의 기준을 수용한 것입니다. 저작권법 제35조의3 제2항에 따라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가 공정한 저작물의 이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기준을 충족해야합니다.


1.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경우 판례를 통해서 이와 같은 4가지 기준의 적용 사례들이 많이 축적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된 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 4가지 기준이 법원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4가지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판례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미국의 적용 기준으로 저작권법에서 정하고 있는 4가지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각주:7]


첫째,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저작물의 이용목적이나 성격이 영리를 목적인가 비영리 목적인가를 판단해서 비영리 목적인 경우 공정한 저작물 이용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공정이용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각주:8]


둘째,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이용되는 저작물이 창작성이 높은 예술 저작물인 경우에는 다른 저작물보다 더 강한 보호를 받기 때문에 공정이용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사실적이고 정보를 제공하는 저작물은 그 성질상 표현의 창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술 저작물에 비하면 공정이용이 인정되기 쉽습니다.[각주:9] 


또한 저작물이 공표된 저작물인지 미공표 저작물인지는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Harper & Row v. Nation Enterprise 판결[각주:10]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은 공표의 여부가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판시하였습니다.[각주:11]


셋째,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이용하여 저작물을 창작한 경우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의 저작물이 핵심이 되고 이용한 저작물이 부수적인 부분이 되어야 공정이용에 해당합니다. 물론 양적으로 적다고 하더라도 양적으로 적은 부분이 자신이 창작한 저작물의 매우 중요한 부분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양적으로는 적지만 그 부분이 핵심이 되고 자신이 만든 것이 부수적인 것이 되기 때문에 공정이용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넷째,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저작물의 이용이 현재 저작물이 판매되는 시장을 잠식하거나 가치를 하락하는 경우 또는 잠재적인 시장을 잠심사거나 가치를 하락하는 경우에는 공정이용이 적용될 여지가 줄어듭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Harper & Row v. Nation Enterprise 판결에서 이 기준을 공정이용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는데17) 저작물을 이용함으로 인해 동일한 시장에서 당해 저작물과 경쟁하여 그 구매력을 떨어뜨린다면 공정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②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17 U.S. Code § 107 - Limitations on exclusive rights: Fair use


Notwithstanding the provisions of sections 106 and 106A, the fair use of a copyrighted work, including such use by reproduction in copies or phonorecords or by any other means specified by that section, for purposes such as criticism, comment, news reporting, teaching (including multiple copies for classroom use), scholarship, or research, is not an infringement of copyright. In determining whether the use made of a work in any particular case is a fair use the factors to be considered shall include—

(1) the purpose and character of the use, including whether such use is of a commercial nature or is for nonprofit educational purposes;

(2) the nature of the copyrighted work;

(3) the amount and substantiality of the portion used in relation to the copyrighted work as a whole; and

(4) the effect of the use upon the potential market for or value of the copyrighted work.

The fact that a work is unpublished shall not itself bar a finding of fair use if such finding is made upon consideration of all the above factors.







번역·편곡·개작 O, 출처 명시 O


공정한 저작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용하고자 하는 저작물을 번역·편곡·개작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한 저작물의 출처를 명시하고 사용해야합니다.


제36조(번역 등에 의한 이용) ① 제24조의2, 제25조, 제29조, 제30조 또는 제35조의3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저작물을 번역·편곡 또는 개작하여 이용할 수 있다.  <개정 2011.12.2., 2013.12.30.>

②제23조·제24조·제26조·제27조·제28조·제32조·제33조 또는 제33조의2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저작물을 번역하여 이용할 수 있다. 


제37조(출처의 명시) ① 이 관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제26조, 제29조부터 제32조까지, 제34조 및 제35조의2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출처의 명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많아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과 관련하여 오타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수정하여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참고판례

1. Harper & Row Publishers, Inc. v. Nation Enterprises, 471 U.S. 539(1985).



  1.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저작권위원회, "개정 저작권법 해설서", 2012., 34면. [본문으로]
  2. 최경수, "저작권법 개론", 한울, 2010. 376면. [본문으로]
  3. 임원선, "실무자를 위한 저작권법", 한국저작권위원회, 2013년. 181면. [본문으로]
  4. WTO Panel, United States-Section 110(5) of the US Copyright Act: Report of the Panel, WT/DS/160/R, (June 15, 2000), available at ., 임원선, "실무자를 위한 저작권법", 한국저작권위원회, 2013년. 181~182면. 재인용 [본문으로]
  5. WTO Panel Report, §§6.224, 226~227, 229. 최경수, "저작권법 개론", 한울, 2010., 377면. 재인용. [본문으로]
  6. 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 "개정 저작권법 해설서", 2012. 33~34면. [본문으로]
  7. 임원선, "실무자를 위한 저작권법", 한국저작권위원회, 2013년. 222면., 오승종, "저작권법", 박영사, 2012년. 692~696면. 참조 [본문으로]
  8. 임원선, "실무자를 위한 저작권법", 한국저작권위원회, 2013년. 222면. [본문으로]
  9. 이해완, "저작권법", 박영사, 2012년, 537면. [본문으로]
  10. Harper & Row Publishers, Inc. v. Nation Enterprises, 471 U.S. 539(1985). [본문으로]
  11. 오승종, "저작권법", 박영사, 2012년. 695면. [본문으로]